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 이국종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외상외과 교수, 골든아워
우리나라에서 1년에 30만명정도가 사망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암 환자가 대다수라고 생각하지만, 암환자 중 1/3 정도가 외상으로 다쳐서 돌아가신다. 외상으로 돌아가시는 경우에는 특히 사고 직후에 돌아가시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외과학을 제대로 배울 수가 없어 런던으로 간다. 런던의 의료 시스템체계는 아주 체계화되어있다. 특히 하루에 헬기가 하루에 4-5번씩 비행한다고 한다. 응급현장에서 환자를 태워 병원으로 온 시간이 20분. 이것도 그 런던 시스템 안에서는 늦은 것이라고 한다. 15분 이내 오는 것이 원칙이라고.
그러나 대한민국은 어떤 응급 헬기도 이렇게 많이 비행하지 않는다.
사람은 체중의 2%의 혈액이 나가면 죽는다. 거의 우유팩 1.5L 팩이 쏟아지는 속도를 생각해보면, 불과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 헬기 이송시간은 4.5시간. 그러니 사람이 빨리, 많이 죽을 수 밖에.
이국종 교수는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해 응급헬기로 야간 출동을 한다. 그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응급상황에서 체크해야되는 것은 루틴이 약 40-50가지가 진행된다. 이것은 책상에서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응급상황에 헬기로 출동하는 힘든 일은 한국사회에서 한국사람들이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한다.
이렇게 자원을해서 이국종 교수는 시스템을 체계화시키기 위해 무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외상환자로 죽는 환자들은 대부분 부유한 사람들이 아니다. 생산직, 공장 근무자 등과 같은 노동자 계급 즉, 가난한 사람들이 치료도 못 받고 죽는 불평등이 있는게 한국 공공의료의 현실이다. 돈이 없어서 죽는다니 비참한 현실이다.
가난한 사람이 죽어도 인맥을 통해 알리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알리질 못한다. 이슈화시키질 못한다. 그러니 길바닥에서 죽어도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다. 부유한 사람들은 병원장에게 전화해서 잘봐달라고 부탁한다. 이게 굉장히 황당하고 불합리한 일이다.
이국종 교수는 그래서 국회를 찾아간다. "나라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한 입법보좌관이 이런말을 한다. "한국이 외상외과만 문제인줄 아십니까?" 말과 덧붙여 막대한 예산을 쏟아야 하는 다른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Freedom is not free.
유명한 구절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국종은 계속 하는데 까지 하고 있다. 그럼에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있는 동료들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 아닌지,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간호사들, 1년에 4번만 집에 가본 동료 교수.
아덴만 사건에서 석선장님을 이국종이 출동하여 살린 사건이 있다. 한 의사 커뮤니티에는 이 사건을 가지고 "쇼를 한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정책이 만들어져 말단 노동자에게 내려오는 경우가 있을까? 아니다. 보면 뒤죽박죽으로 , 로비로 인해 정책이 결코 노동자계급까지 오는 경우가 없는 것이다. 이국종도 그것을 경험했다. 현실은 환자를 눕힐대도 없고, 차마 보낼 수도 없으니 오버베드로 한 병실에 두 베드를 놓곤 한다.
런던은 주택가 주변에 헬기가 난다. 일본도 그렇다 주택가 주차장에 헬기가 착륙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소음때문에 힘들다고한다. 등산객이 김밥에 모래가 들어갔다고 컴플레인한다. 시스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람들의 응급헬기에 대한 인식의 문제도 있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응급헬기를 타고 출동하던 때, 그 상공을 날고 있었다. 배가 가라앉는 것을 실제로 봤다고 한다. 그런데 그 영상을 보면 다른 대한민국 민간 헬기들이 모두 구조는 안하고 착륙되어있는 상황이다. 모두 공무 헬기들이냐? 아니다. 민간병원에서 자원하여 날아온 헬기들이다. 그런데 정부는 비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구조작업에 자원하여 날아온 헬기들 모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 이국종 교수가 탄 헬기만 비행하며 구조작업을 하고 있었다. 급유하기 위해 삼림청에 들어가서 급유했다. 비행장은 많으나 급유할 곳이 없었다. 왜냐, 정부가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구조작업이 한참 늦은 뒤에 강원도청 헬기를 띄워, 애꿎은 소방대원만 순직했다. 당시 일촉즉발에 상황에서 민간헬기들은 가만히 냅두더니 왜 뒤늦게 소방대원을 투입하여 순직하게 만드냐는 것이다. 그 파일럿은 민가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조종대를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자 팩트이다.
나는 정책을 만들지 않습니다. 관료나 정치가들의 일입니다. 저는 그 정책의 도구일 뿐입니다.
이국종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정치가들이 이국종을 이용만 하기 때문이다.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현재 그는 계속 진행중이다. 그는 주변의 동료들을 보고 포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강연을 듣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든다..
이국종 교수는 어떠한 교훈을 주지 않았다. 우리보고 무엇을 하라고 하지도 않는다. 그냥 본인이 겪은 대한민국의 비참한 현실을 전한다.
1) 공공의료 시스템의 부족 2) 대한민국 공공의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3)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응급상황
가슴이 먹먹해진다. 남일이 아닌 것 같다. 나도 어디선가 불의의 사고로 급하게 다치게 되었는데,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다면? 일촉즉발에 피가 뿜어져나오는 상황에서 4-5시간 거리를 가야한다면?결국에 이 대한민국 시스템 때문에 죽게된다면? 굉장히 억울할 것이다.
우리가 시스템을 바꿀 순 없다. 정치가들이 나서줘야한다. 하지만 인식은 변화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응급헬기가 떴을 때 소음에 대한 민원을 넣지 않는다거나 , 응급차가 출동할 때 길을 빨리 터준다거나와 같은 아주 사소한 것부터의 시작말이다.
하다못해 요즘엔 코로나 19로 인해 엠뷸런스의 소리가 낮이고 밤이고 많이 들린다. 그것 부터 그 속에 타있는 응급환자가 남이 아니라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소음에 대한 짜증보다는 걱정, 우려를 한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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