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2022 의료기기 RA 전문가 과정 시작 - 여자 제약영업인의 도전기 (1)

드디어 내일부터 의료기기RA전문가 과정 시작이다.
매주 토요일 10~13시 진행 / 39시간 이상 수료 / 교육비 30만원
태블릿으로 글을 쓰고 있는데, 처음 글을 쓰다보니 아주 장문의 글을 썼는데,
가로모드로 변경하자마자 글이 다 날라갔다.. 티스토리 에러인가 ㅡㅡ
간략하게 다시 정리하자면 필자는 여자 제약영업사원이다 입사 4년차고 대리진급을 앞두고 있다.
앞자리가 2->3으로 바뀌면서 미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게 되었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벌 수 있기에, 그리고
제약회사라는 것에 약품을 디테일한다 라는 말이 와닿아서 제약회사의 영업을 지원하게 되었지만 섣부른 판단이었다
나의 의약품을 의사에게 설명하는 전문성에 대한 환상과, 현실은 매우 달랐다. (굳이 자세하게 설명은 안하겠지만)
그래서 사실 몇년 전, 아니 특히 작년과 올해 심하게 매너리즘의 직격타를 맞았다.
신규를 해도 더이상 즐겁지가 않다. 뭔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이 있어야 하는데, 물론 세상에 쉬운일은 없다만..
'언제까지고 몇십년동안 영업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 라는 판단과
현재 내가 불만족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람이라는 가치가 이 일에서 나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영업에서 벗어나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있다.
제약영업의 가장 큰 장점은 1) 급여가 쎈 편이다 2) 외근직으로 자유시간이 많다 3)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 세가지를 다 포기해야 하는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다른 선택을 하지 않으면 너무 늦을 것 같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 말이 가장 와닿았다.
나는 현재에 불만족한다. 여느 사람들과 다를 것 없이 대출 빚이 있고,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다, 일에 대한 보람도 없고..
사실 불만족한 지는 꽤 되었으나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그리고 내가 다른 것을 하지 않으면 현재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물론 쉬운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비교적 영업에서 마케팅으로의 직무전환은 쉬운편이다.
하지만 내가 의료기기RA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영어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2) 영업보다는 전문성이 있다는 점
3)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추측
원어민급은 아니지만,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꽤나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전화영어도 3-4년 꾸준히 했고, 오픽시험도 계속해서 봤다. 오픽관련 유튜브도 운영중이고, 앞으로도 영어쪽으로는 살면서 계속 할 것 같다.
1)의료기기RA는 개발된 의료기기에 인허가를 담당한다. 그 기기에 안전성을 입증을 해야되는 일을 맡는다. 그러려면 논문, 임상데이터를 많이보게되고 영어원서를 자연스레 많이 접하고, 그것을 데이터로 활용한다. 일단 영어능력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와닿았다.
2)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내가 느끼는 영업은 1년차나, 3년차나, 10년차나 다 똑같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팀 차장님과 나는 똑같이 일한다. 이말은 곧 전문성이 없다는 말 아닐까? 유대야 담당지역을 오래 맡으면 자연스레 쌓이고 그러다 보면 신규도 많이하게되겠지만, 하는 일에 본질은 똑같다는 것이다. 그 점이 내가 영업을 떠나고 싶은 이유기도 하다.
몇년이 지나도 계속 이럴 것같아서
3) 사실 블로그를 찾아보다보면, R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직에 계신 분들도 단점이 많다고 한다. 회사에서 알아주지 않는 다는 점, 하지만 허가 받으라고 압박을 받는 것. 식약처와 무수한 통화를 하며 사람을 응대한다는 점, 때론 외국 시차 때문에 야근도 많다는 점, 하는 일이 무수히 많은 데 비해 급여는 적다는 점. 15년차 일한 분도 본인이 전문성이 없다고 말하는데...혼자서 인허가를 따낼 수 있으려면 많은 경험과 경력이 쌓여야 한다는 점
뭐 나도 내가 하고 있는 제약 영업에 단점은 무수히 나열할 수 있으니.. 하지만 지금 하는 일보다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막연한 생각이지만,
1년에 1-2건 허가를 받아내는 거면 많은거라는 블로그 글을 봤으나,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그러면 그 한 두건의 허가를 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하고,
'노력이 길고 많은 만큼 보람이 더 크지 않을까?' 그리고 어디가서 "그 제품 내가 허가 받아냈어"라고 말하는 게 어느정도는 나에게 중요한 보람의 가치 같다.
의약품 RA는 보통 약대출신을 많이 뽑는게 현실이니, 그래서 의료기기 RA가 혹했고,
민간자격증에서 작년에 국가공인자격으로 도입이 되었다는 것.
수요는 많으나 공급이 적다는 것. 사람이 잘 안뽑힌다고 한다. 물론 경력있는 사람을 선호하지만 회사에는..
그리고 나같은 지식이 없는, 관련이 없는 사람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기RA자격증 2급이 최종 목표지만, 자격요건이 해당 산업체에 종사하거나, 산업학과를 전공하거나 한 경우 자격증 시험에 응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하나 더, 나처럼 국가에서 인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하였을 경우,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래서 찾아본 결과 시기와, 타이밍 잘 맞게 동국대 의료기기RA전문가 과정이 눈에 들어왔고, 지원했다.
내일부터 시작이다. 졸업 이후 얼마만에 강의냐.. 그리고 내가 하고 싶어서 신청한 거니 약간 설레기도 한다.
열정을 불태우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었다. 그게 꼭 이 교육과정은 아니지만, 20대때는 나름 열심히 열정을 불태우며 산 것 같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회사를 다닐 수록, 열정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그냥 걸어다니는 좀비처럼, 무기력하게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의지 없이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목표도 없고, 뭘 해야할 지도 잘 모르겠고, 피곤하고..
그게 유독심했던게 작년과 올해지만.. 그래서 열정을 불태워 무언갈 일단 하고 싶었다.
이 일이 올한해의 원동력이 되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전문가 교육과정 이수 -> 자격증 시험 합격이 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실 이제와서 자격증 있다고 다른회사에 신입으로 내밀어 봤자 누가 날 받아 주겠냐! 그리고 다 경력만 뽑고, 난 나이도 30인 문과생 여자인데.. 사실 그건 힘들다고 본다.
그래서 직무전환을 좀 생각해보려고 한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일단 자격을 따놓고
인사팀에 전환을 요청하거나 (거의 잘 안이루어지지만 피력은 할 수 있으니) 혹은 사내공모가 뜨면 개발팀 지원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의 길이 멀다. 이게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표를 두고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좋다.
블로그도 1일 1블로그로 기록으로 써보고자 한다! 화이팅!